현대대수, 군 그 첫 번째.
원문 : http://develten.blog.me/220196363692
현대대수, 군 그 첫 번째.
지난 포스팅에서 이항 연산에 관해 얘기했었다.
오늘은 군! 군이 뭘까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군의 정의에서부터 시작하면
군은 이항연산을 가진 집합으로서,
1. 결합법칙이 성립해야 하며
2. 항등원이 존재해야 하고
3. 모든 원소에 대해 역원이 존재해야 한다.
주의해야할 점은 이항연산은 그 집합의 원소로 이루어진 순서쌍을 그 집합의 원소로 대응시키는 함수이기 때문에
연산 결과가 항상 그 집합 안에 들어와 있어야 한다는 거다.
즉, 어떤 연산을 가진 집합이 군이라는 걸 확인할 때에는 먼저 연산이 그 집합에 대해 닫혀있는지 확인해주어야 한다.
그럼 이제 각각의 조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집합 S에서의 연산 *가 결합법칙을 가진다는 것은 S의 임의의 원소 a,b,c에 대해 항상 (a*b)*c=a*(b*c)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결합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대표적인 연산으로는 뺄셈과 나눗셈이 있다.
확실히, 결합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연산은 다루기가 무척 까다롭고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연산은 결합법칙이 성립하거나 결합법칙이 성립하는 연산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다루는 연산의 범위를 별로 좁히지도 않으면서 훨씬 강력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2. 집합 S에서의 연산 *가 항등원을 가진다는 것은 S의 임이의 원소 a에 대해 항상 a*e=e*a=a가 성립하는 e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3. 집합 S의 원소 x가 연산 *에 대해 항등원을 가진다는 것은 x*y=y*x=e(항등원)을 만족하는 S의 어떤 원소 y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군의 세 번째 조건은 S의 모든 원소가 연산에 대한 항등원을 가진다는 것이다.
항등원이 존재하지 않는 연산으로는 대표적으로 자연수에서의 덧셈, 정수에서의 곱셈이 있다. 이 연산들은 역원을 갖지 않는 원소도 많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연산들 중에서도 항등원이나 역원이 존재하지 않는 연산들이 꽤 있는데, 이런 연산들은 대부분 뒷부분의 환과 체에서 다루게 된다.
기본적으로 군에서는 정수에서의 덧셈 연산과 유사한 연산들을 다루기 때문에
또 군론에서 중요한 순환군이나 치환군, 중요한 이론인 라그랑주 정리나 정규 부분군, 대수동형 등을 다루기 위해서 항등원의 존재는 거의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마 군의 정의에서 위의 두 가지 조건을 빼더라도 군론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집합에서 항등원, 역원이 존재하게 될 뿐더러
중요한 정리에는 항상 '항등원이 존재하고, 모든 원소에 대해 역원이 존재하는 군에 대해'라는 조건이 따라붙을 것이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2번, 3번 조건들도 우리가 다루는 연산의 범위를 별로 좁히지 않으면서 훨씬 강력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기에
꼭 필요한 조건이라는 생각!
여기서 잠깐, '우리가 다루는 범위를 별로 좁히지 않으면서 훨씬 강력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이게 무슨 뜻일까?
보통 우리가 어떤 수학적 이론을 진행시켜 나갈 때,
우리가 다루는 대상에 대한 조건이 많을수록 대상이 구체적이라고 하고, 조건이 적을수록 추상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곱연산이나 합연산보다 현대대수에서 다루는 군, 환, 체에서의 연산이 더 추상적이라고 하는 거다.
그렇다면 대상이 추상적이거나 구체적일 때. 그 각각의 장단점은 어떻게 될까?
우리가 다루는 대상이 추상적이라면 대상에 대한 조건이 적다. 조건이 적다는 것은 우리의 대상이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다는 거다!
예를 들면, 우리가 다루는 대상이 안경 낀 남자 고등학생일 경우보다, 안경 낀 남성일 경우가 훨씬 넓은 대상을 포함하겠지? 마찬가지다.
다루는 대상이 추상적일수록, 더 많은 종류의 대상을 한 번에 다룰 수 있다.
반면에 대상에 대한 조건이 적기 때문에, 얻어낼 수 있는 정보도 그만큼 적어질 수 밖에 없다. 만약 우리가 다루는 대상이 인간 전부라면,
도대체 어떤 쓸만한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반면에, 우리가 다루는 대상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 개인이라면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겠지?
그래서 수학자들은 항상 대상을 어느 정도로 추상화시켜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해왔다.
추상화되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적어지고, 구체적이 되면 다루는 대상이 한정되고!
최대한 우리가 알고자 하는 대상을 잃지 않으면서, 더 강력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
군을 정의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채택된 세 가지 조건들이 위에 나열된 조건들이다.
대상 하나를 정의할 때도 이렇게 깊게 고민해야 하다니. 역시 수학은 재밌다!?
하하, 조금 딴 길로 새자면 일상생활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많이 마주치게 된다.
하물며 소개팅에 나갈 때 조차도 타깃 설정을 잘 해야 한다.
대부분의 여자에게 두루두루 잘 먹히는 스타일? 아니면, 여대생의 마음을 집중 공략할 스타일? 등등...
너무 대상을 구체화 했다가는 자칫 지나치게 취향 타는 스타일이 되기 쉽고, 너무 넓은 범위를 공략하려다간 이도 저도 아니게 되기가 쉽고...
수학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도 나름 재미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연산을 가진 집합이 군이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 즉 결합법칙, 항등원, 역원이 성립/존재 해야한다!
하지만 군의 조건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수학자들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조건이 있었으니 바로 교환법칙이다.
집합 S에서의 연산 *가 교환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은 S의 임의의 원소 x,y에 대해 항상 x*y=y*x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군을 현대대수에 지대한 공을 세운 위대한 수학자 아벨의 이름을 따 아벨군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군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말해보았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군의 대표적인 예 몇 가지와 군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질들에 대해 말해보자!
[출처] 현대대수, 군 그 첫 번째.|작성자 먹다남은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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