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베티카는 스위스(aka 헬베티아)의 Haas 활자 주조사에서 Max Miedinger와 Eduard Hoffmann이 1957년에 개발한 글꼴이다.
1896년 태어난 악치덴츠-그로테스크(Akzidenz-Grotesk)를 손봐서 만들었다고 알려진다(악치덴트=인쇄용, 그로테스크=산세리프체).
악치덴츠-그로테스크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다음에 따로 다루기로 하고, 이 초기 산세리프는 당대의 힙스터들을 강하게 매료시켰다. 신 타이포그래피의 주창자인 얀 치홀트(Jan Tschichold)는, "과거와 결별하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대표할 수 있는 서체는 산세리프 서체뿐"이라는 명언을 남기고, 1928년 자신의 저서 『신 타이포그라피』의 본문용 선체로 악치덴츠 그로테스크를 사용했다. 바우하우스가 해체되고 유럽 여기 저기로 뿔뿔이 흩어진 독일 디자이너들이 계속 악치덴츠-그로테스크를 애용하다가, 스위스 디자이너들에 의해 변형되어 탄생한 오늘날의 헬베티카는 1960년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전 세계로 보급되었다.
이렇게 보면 뭔 차인지 알기 어려우나
집중해서 살펴보면 이런저런 차이가 있다
헬베티카의 인기는 글꼴이 주는 정확함, 정교함, 신뢰의 이미지 덕분에 1960~70년대에 정점을 이루게 되었고, 이 이미지 덕분에 수많은 기업들과 단체들이 헬베티카를 디자인의 대상,영역 구분 없이 넓은 방면에 쓰게 되었다.
1950, 60년대 스위스의 모던 타이포그래피 양식은 디자이너의 주관이나 개성적인 스타일 보다는 전달해야 할 내용의 객관적 해석과 이를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사진, 그림, 텍스트 등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들에 질서와 통일성을 부여하는 그리드 시스템과, 그 그리드에 딱 맞는 간결하고 가독성 높은 글꼴 헬베티카는 스위스 모더니즘의 전도사가 되어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
엄청나게 많이 쓰이므로 마땅한 영문 폰트를 고르기 어려울 때는 그냥 헬베티카를 사용하면 안전할 수 있다. 혹은 특별한 느낌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애플에서는 헬베티카를 ios와 osx의 기본 글꼴로 사용하다가 DIN 폰트를 기반으로 만든 '샌 프란시스코'로 기본 글꼴을 변경했다.